얼마전, 무척 심난스런 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미사에도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심난하니 화장도 안받고 옷 갈아입기도 싫었고 밥을 안먹었더니 기운도 없었고...
그랬는데, 이웃에 친한 지기가 전화가 왔습니다.
미사안갔으면 같이 가자---
제게는 그 전화가 주님의 손길인듯 느껴졌어요.
머리도 다듬지 않아 엉망, 얼굴도 엉망이지만 지기의 전화가 반가워
나도 모르게 그래, 알았어---라는 대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미사에 갔습니다. 누가 볼까 좀 창피했슴다.
평소에는 이쁘지 않은 얼굴에 온갖 화장품을 바르고 명품은 아닐지라도
정장차림이었지만 이날은 정말 부시시 했거든요.
십자가의 주님께도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슴다.
너, 어떻게 그렇게 하고도 성당안에 들어오냐? 이러는거 같았지만
내 고민이 석자인지라, 외면하려고 마음의 소리를 듣지 않았어요.
딴날은 신부님 강론도 귀에 쏙 들어왔는데
이날따라 강론이 끝나갈때가지 머리속에는 잡념뿐이었어요.
미사는 계속 진행중이었고...어느 순간,
신부님이, 이웃들과 함께 기쁨을 만들어 가십시다...하면서 손을 잡고
주의기도를 하라고 하셨어요.
기쁨을 만들어 가라는 그 말에 가슴이 울렁거렸슴다.
그리고...영성체를 모시면서도...그저 내 맘속의 고민만 죄다 주님께 떠넘겼죠.
드뎌 미사가 끝나가나 봅니다.
퇴장성가를 불렀어요.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처음 들어본 노래였어요. 그런데 전 맘속으로 엉엉
울고 말았슴다.
나 혼자 힘든줄 알았는데...그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고...
나 혼자 외로운줄 알았는데...그것이 아님을 알았거든요.
전, 정말 미사의 은혜를 느꼈나 봐요.
고민도 풀렸고...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매순간 갖고 있거든요.
언젠가 사목회장님께서...
십자가의 주님이...나보다 네가 더 힘드냐...라고 묻는거 같다고 쓰신 글을 보고
이건 내게 필요한 말이다고 묵상한적이 있었는데...
전, 늘 주님에게서 사랑만 받고 있어요. 봉사는 하나도 못하면서...
그날 미사중에...그리고 성가...에 감동받은 못난이가 몇글자 올리고 지나갑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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