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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무덤...”
광영동 본당에 파견 받아 온지도 48일이 지났습니다. 2년 만에 돌아온 본당 사도직인지라 걱정과 긴장 속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광양에 그것도 광영동 본당에 오면서 사실은 몇 년 전에 잠깐 머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머물렀던 기억과 함께 그때 잠깐이지만 우리 본당 식구들의 따뜻한 나눔과 친절한 마음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기억에 아마도 소공동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소공동체도 함께 방문을 했었고 아마도 무슨 행사가 있었던 것 같은데 행사이후에 대강당에서 본당식구들이 식사를 하는 자리인데 낯설기도 하고, 제가 생긴 건 그렇지 않지만 약간 낯가림도 있고 그래서 난 그냥 수녀원에서 밥을 먹을 테니 작은 수녀님에게 그냥 내려 가셔서 식사하시고 오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수녀님만 내려가시자 어떤 자매님이 전화를 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하루를 있어도 한 달을 있어도 우리 본당에 계시면 우리 수녀님인데 내려 오셔서 함께 먹읍시다.’하시는데 우리 본당 공동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먼저 살필 줄 아는 마음 그것은 아마도 내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생각과 함께 사실은 요즘붙이기같이 빠르고 바쁜 세상에 누가 여유가 있어서 여유롭게 살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여유는 내가 만들면 생기는 것인데... 요즘 사람들은 항상 뭔가에 쫓기듯이 마치 내가 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조바심에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부활절 낮 미사에 주임신부님의 강론 말씀 중에 부활체험의 시작은 바로 빈 무덤에서 부터라는 말씀이 내 귀에 들렸습니다. 빈 무덤은 바로 여유라는 생각이듭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부활을 하시고 아무리 많은 사랑 가득한 은총을 쏟아부어주셔도 내가 그 사랑을 받을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부활체험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듭니다. 드라마틱하고 멋지진 않지만 예수님 부활은 우리가 빈 마음일 때 당신의 사랑으로 채워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생각, 내 욕심, 내 고집들... 버리고 비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몇 일째 비가 내려 벚꽃이며 목련이 다 지고 말았네요... 몇 잎 남지 않은 벚꽃 잎이 바람에 소리 없이 날립니다. 아마도 예수님 부활의 은총 또한 이렇게 벚꽃 잎처럼 소리 없이 우리 곁에 내리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사랑가득한 주님의 은총과 평화를 누리시는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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