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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저희 집 식탁위에는 나비의 날개모양처럼 생긴 삼각형 보라색 잎을 가진 사랑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약 5~6년은 되었는데 보라색 꽃잎과 분홍색 꽃은 사계절 내내 피었다가 지고 또 피어나는데 신기할 따름입니다. 흐린 날과 밤에는 꽃과 잎이 오무라들고 아침에 창문으로 햇볕이 들어오면 꽃과 잎이 다시 활짝 펼쳐지며 사랑초가 잠에서 깨어나듯 피어납니다.
꽃말을 찾아보니 "당신을 버리지 않을게요, 너를 끝까지 지켜 줄께" 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내가 꽃과 꽃이름이 예뻐서 작은 화분 두개를 구하여 키웠었는데 너무 잘 자라서 조금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하였고 지금까지 식탁 위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저희 집 실내온도와 환경이 잘 맞는가 봅니다. 날마다 잎이 펼쳐지고 오무라드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게 하는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온도와 햇빛과 물이라고 합니다. 온도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적정 수준에 맞춰 주어야하고 햇빛도 충분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도 식물에 맞게 적당량이 필요하지요. 이 세 가지의 요소가 균형 있게 골고루 잘 갖춰 질 때에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건강도 균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즈음 과다한 운동량 때문에 몸살을 앓기도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과하게 취하여 비만이나 부작용으로 오히려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는 분들도 가끔 보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건강은 몸의 유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상태에서의 유연성입니다. 유아기의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 보다 순수합니다. 놀이를 하거나 장난을 치다가 넘어져도 별로 다치지 않지만 청년기를 지나 중년기의 사람들은 운동을 하거나 등산길 또는 겨울에 빙판 위를 걷다가 넘어지게 되면 충격 때문에 쉽게 다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이나 어린아이들은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스폰지처럼 무엇이든지 쉽게 잘 받아들이고 모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성장하여 어른이 된 이후에는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고정관념 때문에 설령 상대방의 말이나 이론이 맞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의심을 하거나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된 경향이 많습니다. 생각하는 사고가 유연한 사람은 몸도 마음처럼 유연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의 스승 예수님께서도 성경 안에서 고정관념에 따라 한 쪽으로 치우친 경직된 모습이 아닌 어느 상황에서든지 유연하신 모습으로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어렵고 불쌍한 이들을 보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다가가 치유의 기적들을 많이 보여 주셨습니다. 하늘나라의 신비를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비유로써 설명해 주시기도하고 어린아이들과 같이 순수하고 단순함을 가지고 믿음을 가지라고 가르치시기도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말씀 안에서 필립보와 안드레아에게 '밀알' 의 비유를 통하여 다가올 당신 죽음을 예견 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우리 각자는 세상에 뿌려진 '그리스도의 밀알'이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터전인 가정, 지역과 사회 안에서 예수님을 닮은 또 하나의 작은 예수님의 삶을 본받고 살아야겠습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부와 명예, 권세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썩지 못하는 밀알과 같이 되어 열매 맺지 못하고 한 알 그대로 남게 됩니다. 반대로 자기에게 주어진 것들을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자애와 사랑으로 희생의 삶을 지향하며 살아갈 때에 밀알은 세상 속에서도 싹 틔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 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며 하루 이틀, 한달 두달, 한해 두해를 살고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삶의 여정을 마치고 본향으로 갈 때까지 우리 안에서 항상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는 또 하나의 작은 예수님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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