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영성당입니다.

아이디:
비밀번호:
 AUTO

삶의 자리 > 광영가족 > 삶의 자리
소공동체 탐방
체험사례
삶의자리
미사전례
광영가족 소식
 
 

우리는 가능성이고 희망입니다 03.05.11 15:25


우리는 가능성이고 희망입니다.

      

류현수(프란치스꼬)/ 본당신부



광영동에서의 저의 삶이 8개월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교구장 주교님이 저더러 ‘철 좀 들어라고’ 철 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광영동에로 보내신지 8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광영동에서의 삶의 모습이 어떠했을까? 엄마 뱃속에서의 여덟달이면 이제 어느 정도 사람의 몰골을 갖추어가고 있으련만, 저의 광영동에서의 8개월의 삶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철이 좀 들었는지 아니면, 철이 들기는커녕 아직 철모르고 날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많은 신자분들이 웃으시며 너그러이 봐주셔서 이렇게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지금도 저는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광영동 공동체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 성당마당에 첫발을 내딛던 날을. 그리고 정문 앞에서 저를 환영해주셨던 형제 자매님들을 기억합니다(거기에 나오신 형제 자매님들의 얼굴을 한분 한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고, 그 장면이 생생하다는 표현임). 그때 제가 받은 강렬한 인상,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여러분 앞에서 떠들었던 몇 마디의 말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저 말고는 기억하고 있는 분이 아마 없으시겠지만). ‘가능성’, ‘희망’, ‘에너지(힘)’, ‘공동체 건설’ 등등.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제가 처음 본 광영동 공동체의 이미지는 ‘가능성’이고,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광영동 공동체 안에 숨겨져 있는 엄청난 ‘에너지’와 ‘능력’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도와주시고 또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같은 방향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 광영동 공동체를 멋지게 새롭게 할 수 있겠다는 확신과 희망을 가졌습니다.(그 확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그리고 지난 대림절이 시작되던 그 주일, ‘2003년 교구장 사목교서’에서 교구장 주교님이 말씀하신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힘입어서 저는 본당의 사목을 ‘소공동체 사목’으로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늘의 우리 공동체의 모습은 소공동체 사목을 위한 기본 틀거리도 다 짜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지만(그래서 보기에 따라서는 매우 어정쩡하게도 보일 수도 있고, 실제로 거위마냥 뒤뚱거리며 불안한 걸음걸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의 모습은 조금(아주 조금) 변화했고, 또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죽어버린 것은 변화하지 못한다. 아니 변화할 수 없다. 결코!!!).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까지의 시간은 ‘가능성’과 ‘희망’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는 은총의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해 나갈 것입니다.

76개의 소공동체가 우리의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소명감을 가지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많은 분들이 우리 공동체의 ‘가능성’입니다. 아직 우리의 모습이 너무도 미약하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용기를 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희망’을 발견하기 위해 인내해야 되는 시간에 우리 서로 인내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 공동체 안에서 엄청난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우리 공동체를 새롭게 가꾸어 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손에 들고 있는 이 ‘광영가족’도 우리 공동체를 새롭게 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본당의 주보인 ‘광영가족’이 76개의 소공동체들이 서로 삶을 나누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쁜 일, 슬픈 일, 고통스럽고 아픈 일까지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의 숨결이 묻어나는 그런 ‘광영가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우리 본당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우리가 한 식구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늘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를 좋아하고, 그 곳에만 머물려고 합니다(심지어 사람은 목욕탕에서도 처음 사용한 샤워기를 마지막까지 사용하려고 함). 늘 다니던 길만을 고집합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관성의 법칙에서 벗어나, 내가 늘 다니고 있는 그 길에 대해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입니다. 그런 시도를 해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늘 과거에 묶여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새로운 희망이나 벅찬 감격은 맛볼 수 없을 것입니다.

늘 새로움으로 우리를 불러주시고 충만케하시는 성령께 의탁하며, 우리의 공동체를 새롭게 가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그 누구도 소외될 수 없는 그런 공동체를 이루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광영동 공동체 식구들 중에는 가난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사도 4, 34).

주님께서 우리를 어디로 부르고 계시는지 늘 깨어서 기도하며 주님께서 이끄시는 길을 찾아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길이고, 우리의 성소(聖召)입니다.
이번 주일이 성소주일입니다. 거룩함에로 우리를 불러주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