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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치 혀 14.05.31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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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에는 날씨가 유난히도 따뜻하고 비도 자주 내려 이맘때가 되면 늘 물 걱정을 하던 예년과는 달리 물 걱정 없이 이 여름을 지낼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올해에는 여름과일과 신선한 야채 등 모든 농작물들이 다른 해에 비해서 수확이 빨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모내기철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어르신들이 걱정하시는 것을 많이 보고 자란 탓인지 이맘때에 오는 비는 그저 반갑고 고맙기만 합니다.

 얼마 전 주말을 이용해 저희 부부는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앞을 향해서만 달려가던 모든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참으로 오랜만에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삶의 현장을 벗어나 잠시 나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은 맞는 일이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일상을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훌쩍 떠났습니다. 처음엔 무척 홀가분하고 마냥 좋았습니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일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한 사람 한 사람씩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해 보니 주님을 믿고, 주님 안에서, 주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아가라고 선택되어진 우리들이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 왔는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본당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는 주님의 뜻에 따라 주님의 일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생각하며 일해 왔지만 돌이켜보니 인간이 중심이 되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 주기보다는 내 생각이 최선이라 여기고, 내 방식대로 주장하며 행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하느님과 이웃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제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1,8)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1,11)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중심지인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까지 증인으로 세우시고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활동하시던 그 곳 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다시 오셨습니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저희들은 그렇게 오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증언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예수님으로부터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과 사랑을 풍성히 받았는데도 인간적인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많은 죄를 짓고 살아 왔습니다.

 성당에서 하느님을 위해 봉사 한다고 하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내 생각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들다고 불평불만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셨습니다. 일을 하다가 힘들 때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그래도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느린 걸음으로 한 박자 쉬어 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지금 나라가 여러 가지 큰 사건들과 선거철을 맞아 어수선한 시기에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이솝우화에 나오는 “세 치 혀”라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아 함께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우화(寓話)로 널리 알려진 이솝은 고대 그리스 노예였다. 어느 날 이솝의 주인이 노예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솝은 사람의 '혀'를 가져왔다.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했다. 그러자 이솝은 사람의 '혀'를 또다시 들고 왔다. 사람의 혀는 칭찬으로 고래도 춤추게도 할 수 있지만, 때론 영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 세 치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가장 무섭고 악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신이 속한 삶의 현장에서 선한 지향을 가지고 좋은 말로 상대방을 기쁘게 하는 일이 곧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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