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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 피정을 다녀와서
진민장 요셉(사진,앞줄 왼쪽)
최근 1박2일 일정으로 대구에 있는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했던 성가대 피정에 참석했습니다. 일정은 토요일 정오 무렵에 도착하여 일요일 오후까지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으며, 그곳에 계신 수녀님들의 기도 및 미사에도 참여를 했습니다.
수녀님들께서 교육 진행을 해주셨는데, 이제까지 수많은 성가대가 피정을 했었지만 남성단원들이 이처럼 많은 성가대는 처음이라며 호감으로 대해 주셨고, 점심을 먹고 들어선 교육장에서는 밀려드는 졸음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귀한 시간을 투자했으니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힘겨운 싸움부터 시작했습니다.
15년 전에 세례를 받았으나 장기간 건성으로 성당에 다니면서 저의 부족한 믿음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도 못하고, 어찌 보면 무늬만 신앙인이었던 저 자신이 이번 피정을 통해서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자살국가라는 믿기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데 그 원인으로 “물질은 풍족한 반면 영혼은 빈곤한” 상황 때문이라는 것에 공감하면서 원장수녀님으로부터 네 개의 십자가(고난)를 통해서 신앙인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삶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첫째, 남과 비교를 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을 통해서 살아가면서 누구나가 겪는 고난이라는 십자가를 극복하고 이겨내는 지혜를,
둘째, 천국에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십자가를 통해서는 힘들 때 기도하게 되고 기도를 통해서 결국은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
셋째, 예수님이 함께 해주는 십자가를 통해서는 수월할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의지할 수 있는 예수님께 나를 맡길 수 있고 또한 예수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 해주신다는 것,
넷째, 감사로 받고 사는 삶의 십자가에서는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의 자세로 받아들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삶은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배움으로 인해 “행복은 신앙의 깊이와 비례한다.”는 말씀에 공감할 수 있었고, 나 자신이 신앙인이라는 현실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다른 교육 시간에는 엠마뉴엘라 수녀님으로 부터 “미사 전례의 구조”안에서 성가의 역할에 대해서 배우면서 “하느님을 노래로 찬미하는 것이 찬송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도 가졌고, 기도 말씀을 찬송으로 진행하는 수녀님들의 기도와 미사에 참례하면서 찬송의 은총을 체험하는 각별한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피정 과정에서 수녀님들의 기도에 5회 참여했는데 일요일 6시30분에 시작된 기도에서는 아주 신비한 경험을 했습니다.
100명 정도 되는 수녀님들이 두 파트로 나눠서 기도 말씀을 서로 간에 주고받는데, 노래하는 형식으로 바치는 기도가 믿음이 부족한 저로서는 말씀이 오로지 음악으로만 들려왔고, 천상의 소리라는 표현이 이런 노래를 두고 표현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수녀님들의 기도가 5분쯤 흘렀을 때 천상의 찬송에 심취한 나머지 목덜미와 등 쪽 윗부분이 오싹하는 이상한 현상을 느끼면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저의 의식과 무관하게 눈물이 자꾸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창피한 생각에 눈물을 참으려고 했습니다만, 콧물까지 마구 흘러내리는 데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손수건으로 눈물과 콧물을 훔치면서 표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20분 가까이 통제되지 않는 콧물이 흐르는 데는 딱히 어찌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찬송을 통해서 이처럼 큰 감동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고, 찬송으로부터 받는 은총의 폭이 무한대라는 것도 이번에 체험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피정을 통해서 신앙인의 행복과 은총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묵상하고 체험해봤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귀중한 체험을 선물로 주신 베네딕도 수녀원의 수녀님, 피정 뒷바라지를 해주신 성가대 단장님과 지휘자님, 피정을 다녀올 수 있게 해주신 신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광영동성당의 형제님들 성가대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성가대에 들어오세요. 내년 피정에 함께 가시자구요. 로사리오 성가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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