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사례


	대나무 소공동체		13.06.21 18:02

제목 없음

2구역 대나무 소공동체
(현내고층 104동, 105동)

찬미 예수님!

대나무 소공동체 최은 마리아입니다.

싱그러운 6월 초 여름, 저희 대나무 소공동체 체험사례를 발표하게 되어 비온 후 대나무순이 땅에서 고개를 내밀 때처럼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소공동체 보고 기간은 2012년 12월부터 2013년 5월 13일까지입니다.

저희 대나무 소공동체는 광영동 현대 2차 아파트 104동, 105동이며, 총 13세대 중 외짝 교우 4세대, 성가정 9세대, 중·고등부 4명, 초등부 2명이며 쉬는세대 7세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공동체 참석 세대는 5~6세대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 4~5명 참석하여 복음나누기 7단계로 서로 사랑을 나누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소공동체 구성원을 소개하자면, 다리가 조금은 불편하시고 연세가 조금 있으신 신정례 마리아 왕 언니와 지금 사도를 맡고 계시는 유재희 수산나 사도님, 잠시 쉬고 계시는 전 사도 조용숙 카타리나 자매님이 전업주부로 계시고, 정년 없이 솜씨를 자랑하시는 윤홍님 아녜스 자매님은 꾸밈방을 운영하십니다. 또한, 본당 행사 때 소공동체별 식사를 준비하다 보면 늘 푸짐하게 준비해주시는 ‘명동 춘천 닭갈비’를 운영하시는 박영미 희순루시아 자매님, 홈플러스 내에서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최정자 막시마 자매님, 광영동 명품 옷가게 ‘글라라’를 운영하는 유태순 글라라 자매님, ‘아모레 헤라’ 카운슬러로 근무하는 이연희 데레사 자매님 등, 저희 소공동체는 상업에 종사하고 계시는 자매님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소공동체의 정착이 더 어렵지 않았나 싶습니다. 상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참 힘들더라고요. 머릿속이 항상 복잡하거든요. 늘 많은 생각으로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려우며 시간 또한 부족해서 소공동체를 찾는 시간이 줄었나 봅니다. 하지만 꾸준히 참석하시는 분도 그렇지 못하시는 분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 자녀이길 갈망하면서 현장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자매님들을 봅니다.

처음 대나무 소공동체에 이사 왔을 때, 이런 상황이 정말 이해하기도, 합류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흘러 돌아보니 그분들의 삶이 보이고, 그 삶속에서 최선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투정했던 제가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소공동체에 무슨 일만 있으면 전업주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 사도 수산나 자매님과 전사도 카타리나 자매님에게 모든 일을 떠맡기려고 했던 저희가 정말 미안하고, 그 시달림에 지쳐 쉬게 되신 자매님께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체험사례 때 울면서 발표했던 그 기분을,‘우리 식구들이 좀 더 알아주고 안아주었더라면’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저립니다. 좀 더 기다려주고, 좀 더 바라봐 주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희 대나무 소공동체는 조금씩 가족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참으로 미흡하지만, 하느님 아버지와 성모 어머니를 모신 진정 사랑하는 가족으로 거듭 발전하고자 지금 소공동체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들을 늘 곁에서 기다릴 것입니다. 그분들이 주님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그리고 그 곁에 있는 저희도 한 번쯤 돌아봐 주길 희망하면서 문 열어놓고 기다릴 것입니다.

지금은 대나무 숲에 맴돌다가는 바람처럼 쓸쓸해 보이고, 함께하는 활동도 없지만, 더욱 풍성한 대나무숲을 이루는 저희 소공동체를 위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면서 더 많이 노력해 갈 것입니다.